용랑전 리뷰: 적벽대전은 레전드, 그래도 끝이 궁금하다
신야 전투부터 적벽대전까지는 손꼽히게 좋았지만, 긴 흉노족 편과 무너지는 파워 밸런스에 지치기도 했다. 세 부의 권수와 완결 여부, 3부를 기다리는 솔직한 감상을 정리합니다.
《용랑전》은 읽는 동안 감정이 몇 번씩 바뀌는 만화다. 신야 전투부터 적벽대전까지는 “이렇게 삼국지를 비틀 수도 있구나” 싶을 만큼 신나게 읽었고, 중간에는 이야기가 너무 멀리 돌아가서 잠깐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따라온 건 결국 시로와 진징의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서다. 재미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가, 지금은 애정과 의무감 반씩으로 결말을 기다리는 작품이 됐다.
작품 기본 정보
| 항목 | 정보 |
|---|---|
| 작품 | 《龍狼伝》(용랑전) |
| 작가 | 야마하라 요시토 (山原義人) |
| 구성 | 1부 《龍狼伝》 37권 완결 / 2부 《中原繚乱編》 17권 완결 / 3부 《王霸立国編》 12권 연재 중 |
| 전체 상태 | 66권 발행 / 시리즈 미완결 (2026년 6월 기준) |
시즌이 아니라 제목이 이어지는 세 부로 나온 작품이다. 1 / 2부는 완결됐고, 전체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평범한 학생이 들어가면서 삼국지가 달라진다
수학여행 중 거대한 용을 만나 서기 207년 삼국지 시대로 떨어진 시로와 진징. 시로는 유비군의 군사가 되고, 진징은 ‘용낭랑’이라는 특별한 자리에 놓인다. 현대 학생 둘이 끼어들면서 내가 이미 안다고 생각한 삼국지의 역사가 조금씩 달라진다. 이 설정 하나만으로도 다음 전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유비와 조조의 대립에 중달, ‘천운 대 파황’이라는 운명 대결까지 더해지니 익숙한 인물이 나와도 이야기가 예상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시로가 역사의 한복판에 끼어든 뒤 사건이 달라지는 맛, 특히 적벽대전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삼국지를 이미 아는 독자에게도 새롭게 다가온다.
신야에서 적벽대전까지는 정말 레전드
1부 초반은 정말 좋다. 신야 전투에서 적벽대전까지 이어지는 전투가 박진감 있고, 전술을 주고받는 흐름도 삼국지 만화다운 맛이 있다. 아두를 구하는 조운, 장판교 앞에 선 장비처럼 기억에 남는 장면을 힘 있게 살리면서도, 시로가 개입해 역사가 조금씩 달라지는 대체역사물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원래 아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익숙함과, 다음에는 뭐가 바뀔지 모르는 기대가 같이 간다.
내가 특히 좋아한 건 조조와 진징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이용하고 경계하면서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인정하는 듯한 순간을 만든다. 단순히 조조는 적, 진징은 구해야 할 사람이라고 나누지 않아서 둘이 마주칠 때마다 다음 장면이 기다려졌다. 이 시기만 놓고 보면 전쟁 만화의 박력, 삼국지 인물의 매력, 두 주인공의 관계가 서로 잘 맞물린다. “이 정도면 대체역사 삼국지로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 만한 구간이다.
그 뒤로는 조금씩 지치기도 했다
그런데 허도 침투를 지나면서 작품의 중심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상 인물과 초인적인 능력이 늘고 무협 / 선술 설정이 커지면서, 처음에 좋아했던 삼국지 대체역사물의 감각이 옅어지는 구간이 생긴다. 전투 규모는 더 커지는데 정작 역사 속 장수들은 한발 물러난 것처럼 보여 아쉬웠다. 특히 헌제와 세력 구도가 바뀌는 대목은 내겐 속도가 너무 빨라 설득력이 덜했다.
가장 길게 버텨야 했던 곳은 흉노족 편이었다. 변방의 새로운 세력을 보여주려는 발상 자체는 흥미로운데, 내게는 그 이야기가 너무 오래 이어졌다. 믿고 배신당하고 다시 싸우는 흐름이 반복되다 보니, 중달과 천운 / 파황의 큰 줄기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게 됐다. 늑대신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솔직히 “여기까지 와서 어디로 가는 거지 / ” 싶기도 했다. 좋아하던 초반이 강렬해서인지, 이 구간에서는 아쉬움도 더 크게 느껴졌다.
시로를 비롯한 인물들의 능력이 계속 강해지는 동안, 삼국지에서 활약을 기대했던 장수들이 가상 인물의 강함을 보여주는 역할로 밀려나는 점도 취향에 따라 아쉬울 수 있다. 나는 조운, 장비, 관우 같은 이름난 장수들이 각자의 지략과 무력으로 판을 바꾸는 걸 더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만화가 가진 상상력까지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초반에 잘 살렸던 역사 속 인물과 새로운 설정의 균형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마음이다.
그래도 2부 주유는 좋았다
2부 《중원요란편》에 들어서서는 의외로 양양 공성전에서 다시 재미를 찾았다. 특히 주유가 받는 압박과 긴박한 심리를 보여주는 대목이 좋았다. 이 만화에서는 주유가 제갈량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나는 그 점이 참 반가웠다. 전투 장면이 단순히 누가 더 센가를 겨루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인물들이 몰린 상황과 판단으로 이어질 때 《용랑전》의 장점이 다시 살아난다.
반면 후반부 황군과 조조군의 대립은 내게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마스미가 신적인 존재와 엮이는 전개가 빠르게 커지면서, 인물의 선택과 새로운 설정이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조는 대단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위나라 장수와 책사들은 이름에 비해 활약할 자리가 좁아 보인다. 삼국지의 유명 인물을 많이 불러온 작품인 만큼, 그 인물들이 이야기를 직접 움직이는 장면을 더 보고 싶었다.
그래도 3부를 읽고 싶은 이유
3부 《왕패입국편》은 내가 확인한 2026년 6월 기준 12권까지 나왔고, 아직 연재 중이다. 이제 3부를 읽어볼 생각이다. 앞에서 쌓인 설정과 시로 / 진징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하고, 솔직히 너무 길게 끌지 말고 15권 안팎에서 잘 끝내줬으면 좋겠다. 어디까지나 내 바람이다.
그래도 다음 권은 펼칠 것 같다. 신야 전투와 적벽대전의 재미가 아직 기억에 남아 있고, 조조와 진징 사이의 묘한 관계도, 시로와 중달의 대립도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매번 손꼽아 기다리는 건 아니어도 여기까지 읽은 이야기가 어디에 도착하는지는 보고 싶다. 이런 게 장편 만화를 오래 따라온 정인가 보다.
삼국지 전투를 좋아한다면 1부 초반은 진짜 추천하고 싶다. 다만 초반의 대체역사 삼국지 분위기만 기대하면 뒤로 가면서 당황할 수 있다. 나도 좋았던 부분과 지친 부분을 다 겪었지만, 결국 3부를 읽으려 한다.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까지가 이 작품의 힘인지도 모르겠다.